요즘 뉴스나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개발,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에서 특정 건설사들 이름만 반복해서 들리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 특히 신탁 방식 정비사업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인데, 여기에는 숨겨진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라는 특약 때문인데요. 이 조건이 생각보다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탁 정비사업, 왜 '시공 20위'에 갇히게 되었을까요?

신탁 방식 정비사업은 전문성을 가진 신탁사가 사업을 주도하며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며 활성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공사를 선정하는 단계에 이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승인 과정에서 중요한 조건이 붙습니다. 바로 시공사가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 이내'여야 한다는 특약입니다.

여기에 더해, 관리처분계획상 종후자산 대비 보증 승인 금액이 40% 이하여야만 위험액 산정에서 제외되는 규정도 있습니다. 이런 조건들이 맞물리면서 자금 조달이나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대형 건설사 위주로 사업이 재편되는 분위기가 짙어졌습니다.

중견 건설사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현실

이러한 '시공능력평가 20위' 특약은 중견 건설사들에게는 사실상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대형 건설사들이 브랜드 인지도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요 정비사업지를 독식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죠.

결국 중견사들은 민간 주택 정비사업에서 밀려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공공 공사나 데이터센터, 인프라, 에너지 사업 같은 비주택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고금리와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어려운 건설 경기 속에서, 수익성보다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공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신탁 정비사업 논의 중인 관계자들의 모습

신탁 정비사업 논의 중인 관계자들의 모습

정책 변화와 신탁사의 전문성 논란

정부는 신탁 방식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했지만, 이와 동시에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사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자기자본 대비 토지신탁 한도 도입' 같은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규제에 정비사업이 포함될 경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신탁 방식 정비사업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다만, 2025년 7월경에는 정비사업에 한해 일부 조건을 붙여 자기자본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공능력평가 20위 이내 건설사 선정을 조건으로 하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신탁사의 전문성과 운영 능력에 대한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신탁사의 미숙한 사업 운영, 주민과의 갈등, 그리고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의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문에 미매입 부지를 포함하거나, 소유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가계약 등의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그럼에도 신탁 정비사업에 대한 인식은?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여러 논란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최근 1년간 신탁 방식 정비사업에 대한 온라인 호감도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데이터 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부정률은 줄고 긍정률은 늘어, 실수요자들의 만족도가 개선되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아무래도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는 조합 방식의 자금 조달 리스크나 사업 지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본력이 있는 금융기관인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영향일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판단과 주의할 점

신탁 방식 정비사업은 분명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20위' 특약은 대형사와 중견사 간의 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요. 만약 정비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면, 이러한 규제 환경을 면밀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시공사 선정 기준 확인: 해당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 공고문에 어떤 조건이 붙어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HUG 보증 관련 특약 사항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 신탁사 역할 이해: 신탁사가 자금 조달이나 사업 관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시공사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되는지 등을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 중견사의 대안 모색: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민간 주택 정비사업 외에 공공 또는 비주택 분야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정비사업은 워낙 변수가 많고 장기간 진행되는 만큼, 단순히 특정 방식이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현재 시장 상황과 규제, 그리고 각 주체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광고